2019.5.8. 성공회대분회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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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5-09 15:56 조회3,277회 댓글0건본문
성공회대분회 1인 시위에 부쳐
교육부와 대학은 강사법의 올바른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개정 강사법이 8월 1일 시행에 들어간다.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 시안도 나왔으니 대학들은 시행에 대비한 작업에 한창일 것이다. 법 적용을 받는 당사자인 강사들은 다시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사법 통과를 전후해 대학 곳곳에서 강사 대량해고 사태를 겪은 바 있기 때문이다. 강사법이 어떤 법인가? 강사의 교원 지위와 처우개선을 통해 안정적 교육권을 보장하고 나아가 양질의 고등교육을 제공하고자 만든 법이다.
그러나 대학들은 법 취지를 거스르는 행태로 나왔다. 비용 부담을 핑계로 법 효력이 발생하기 전 미리미리 강사를 정리할 궁리에 골몰했다. 이번 학기 강사가 1년 전에 비해 1만 5천명 가까이 감소했는데 당시 대학들이 쓴 수법이 4월 30일 나온 2019년 1학기 대학정보공시 분석결과(대학원 제외)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2018년 1학기와 비교해 조사 대학 196개교 전체에서 약 15,000학점이 줄었다. 그런데 강사 담당 학점은 무려 ‘3만’ 학점이나 감소했고 겸임교원을 비롯한 비전임교원은 1만 7천여 학점 늘어났다. 그리하여 강사의 강의 담당 비율은 대학교원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그만큼 전임교원 및 겸임교원 등 비전임교원의 담당 비율은 올라갔다. 이로써 강사가 맡던 강좌를 없애거나 전임교원에게 초과강의로 떠넘기거나 강사를 편법까지 동원해 겸임교원 등으로 전환하는 비정상 사태가 벌어졌다는 비정규교수조합 측 외침이 억측이나 일방 주장이 아니라 명명백백한 사실이었음이 입증된 것이다.
강좌 규모와 수에서는 대규모 강좌가 증가한 한편 소규모 강좌는 대폭 축소되어 총 6,655강좌가 줄었다. 수강대란은 예고된 것이었다.
성공회대도 마찬가지로 강사 수와 담당 학점 및 강의 담당 비율이 대폭 감소한 반면 전임교원과 겸임교원의 강의 담당비율은 올라갔다. 강좌 수/규모 항목에선 소규모 강좌가 확 줄어든 데다 한 반으로 운영한 통합강좌 실태를 반영하면 그 수가 더욱 적고 대규모 강좌는 늘어 강의환경이 크게 나빠졌다.
2019년 1학기 강좌 축소 개설 문제가 불거졌을 때 대학들은 입을 맞춘 듯 너도나도 강사법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교과과정 개편의 일환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왜 하나같이 강사 일자리가 무더기로 날아가고 학생의 강의 선택폭이 바짝 쪼그라든 결과를 만들었는가. 교육을 잘해 보자는 강사법을 회피할 속셈으로 강사를 표적 삼아 사람도, 강좌도 마구 줄이려고 교과과정을 개악한 꼴 아닌가.
결국 강사 대량 정리해고로 강사는 생존권을 위협받은 한편 전임교원은 강의 부담이 가중되고 겸임교원이 무분별하게 증가했으며 강좌는 줄어드는 동시에 대형화했다. 이 여파가 곧장 학생들을 덮쳐 수강대란 사태로 번졌다. 수강할 강좌가 부족하고 강좌 다양성이 감소해 학습권을 침해당하고 졸업 등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대학원 또한 학문탐구 환경이 부실해질 위기에 놓였다. 한마디로 대학 교육연구 생태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다.
대학은 교육과 연구를 기본으로 하는 학문 공동체로서 교육공공성을 최우선에 두어야 하는 곳이다. 교육보다, 사람보다, 돈을 앞세우며 교육자를 서슴없이 자르고 강좌 쳐내기에 급급한 곳에서 교육과 연구가 나아질 리 만무하다. 강사와 강좌를 감축한 결과 피폐해진 교육현장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으니 대학교육을 정말 위한다면 이제 제일 먼저 할일은 그 원상복구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반교육적, 반학문적 행태가 강사법 시행을 빌미로 재발하지 않도록, 강사법이 취지대로 시행되도록, 교육부가 대학을 관리·감독하는 데 발 벗고 나설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강사법의 성공적 시행이야말로 열악해진 대학의 학습 환경과 교육연구 환경을 바로잡는 길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아울러 성공회대분회는 성공회대학 당국이 조합과 함께 강사법 시행에 대비한 노사 회의체를 구성해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그런 뜻에서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성공회대분회는 오늘부터 피켓 시위에 나섰다. 더불어 성공회대 학생들이 학교 당국에 교육 현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돌입한 천막농성을 지지하며 연대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2019년 5월 8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성공회대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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