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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 27. 황폐화된 고등교육과 열악한 강사처우 개선 요구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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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11-27 18:45 조회2,7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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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기자회견문>

 

황폐화된 고등교육과 열악한 강사처우 개선에 국회와 정부가 나서라

 

강사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한 개정강사법이 올해 8월 시행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열악한 현실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리라는 강사들의 희망이 정부와 국회 및 대학의 고질적 구태 아래 짓밟히고 있는 현실을 다시금 목도하고 있다.

당초 강사들의 지옥 같은 현실과 극단적 선택의 도미노를 막아보려 기나긴 논의끝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것이 개정강사법이다. 이 합의 정신이 좌초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강사들의 도미노가 다시 넘어질 것을 걱정한다. 도미노의 끝에는 학생들과 전임교원은 물론 우리 사회의 현재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롭게 서 있다.

 

정부의 2020 예산안이 당초부터 미흡하게 설정되어 있다.

정부는 강사의 방학중 임금 지원4주간 필요 예산의 70% 규모로 설정하였다. 연간 방학 기간은 22주이다. 이중 4주분의 70%만을 확보한 것은, 방학중 임금의 의미를 학기중 노동의 작은 인센티브 정도로 축소 해석한 결과이다.

전업/비전업 강의료 차별 개선 예산은 국립대 대응 예산만을 설정하였다. 대법원이 강의료 차별을 위법이라고 판시한 것에 대해 정부에서 설정한 대응 예산이다. 사립대 대응 예산을 설정하지 않은 것은, 사립대가 국공립대와 함께 고등교육의 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 대해 무시한 결과이다.

당초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부에게 실행 방안 강구를 주문했던 강사의 직장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실종되었다. 강사고용안정지표를 대학재정지원사업들과 연계한다는 당초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각 사업들에 지표반영률이 미미하여 실제 강사 고용 안정을 확보할 수 없는 수준인 것도 문제이다.

 

국회의 2020 정부 예산안 심의 과정도 개탄스럽다.

국회는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고등교육 예산의 미흡함을 지적하고 예산 확충을 권고해야 한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고등교육 공공성 실현 전략이 설계되지 않았음에 대해, 정부의 전망을 강력하게 질책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 일부 의원들은 아주 미미한 액수로밖에 설정되지 못한 강사법 관련 예산에서, 강사 1인당 지원금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을 주장하는 망발을 보이고 있다. 지원금이 적다면 증액을 요구하는 것이 상식이다. 지원금이 적다고 삭감을 하자는 비상식은 누구의 두뇌에서 나온 고장난 논리인지 모르겠다.

대법원의 판시에 대응하는 국립대 전업/비전업 차별 개선 예산은 사립대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증액을 요구해야 한다. 이것조차 삭감하자는 주장은 입법부가 국민의 눈치를 사법부만큼도 보지 않겠다는 안하무인의 태도이다.

 

대학은 이 틈에 모리배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정부의 강사 고용 안정 의지가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고, 국회도 손 놓고 있는 사이에 대학들은 맘놓고 이익의 최대 실현을 위한 포석을 놓고 있는 것이다.

강좌를 줄이고 강좌당 수강 인원을 늘리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협하고 있다. 전임교원 책임강의시수를 늘려 교원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학문후속세대 쿼터제를 방기하며 대학원생들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강사해고와 강좌 구조조정에 나서며, 각종 비전임교원을 늘여서 강사법을 회피할 온갖 구멍을 뚫고 있다.

 

이제 강사법 시즌2가 전개될 것이다.

올해 8월 강사법이 시행된 첫 학기가 끝나고 곧 2020학년도에 대비한 강좌개설과 공채 등이 진행된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바로잡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학들은 축소된 강좌를 이전 수준 이상으로 확대하고 최대 수강인원을 제한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 전임교원 최대강의시수제를 도입하여 강의의 질과 교원의 생존을 확보해야 한다. 전임교원을 OECD 평균 수준으로 확보하고 각종 비전임교원을 철폐해야 한다. 강사 채용의 공정성과 간소화를 실현해야 한다.

정부는 태부족한 강사법 관련 예산을 증액해야 하고, 국회는 적극적으로 정부에 고등교육 공공성 실현을 요구해야 한다. 이미 합의된 직장건강보험을 당장 적용할 여건을 만들고, 방학중임금을 정상 지급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강사 제도 개선을 위한 예산으로 3000억원을 추계하였는데, 이는 2020 교육부 예산 77조의 0.38%에 불과하지만, 이마저도 정부에서는 반에도 못 미치는 1398억원만 편성하였다. 3000억원을 완전 편성하여 강사 제도 개선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경력단절 강사 문제를 해결할 공익형 평생고등교육 사업을 신설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더 적을 것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에 강사제도개선 관련 지표와 예산을 추가하여, 대학들을 선도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더욱더 적을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지금의 기회를 활용하여야 한다. 대학들은 적은 이익을 위해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지금의 작태를 중단하여야 한다. 구태를 지속한다면, 고등교육 황폐화의 모든 비난을 떠안게 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와 대학들은 우리 사회 고등교육의 비참한 현실에 책임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우리와 함께 고등교육의 미래 전망을 바로 세우자.

 

1. 모든 고등교육 사업에 강사고용안정지표 확대 적용하라.

1. 강사고용안정지표에 강사수도 포함하라.

1. 겸초빙 기타 교원 사용 실태 실사하고 위반 대학 처벌하라.

1. 전임교원 강의담당시수 제한하여 전임교원 과로사 막으라.

1. 공익형 평생고등교육사업 예산 확보하라.

1. 방학중 임금 지급 정상화하라.

1. 강사에게 직장건강보험 적용하라.

1. 강사 제도 개선 예산 완전 편성하라.

 

20191127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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