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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교수연구자단체 성명서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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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8-04 15:33 조회1,4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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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

- 방송통신위원장으로의 전문성이나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도덕성도 갖추지 못한 이동관 후보자는 부끄러움을 알고 스스로 물러나라!

- 윤석열 정부는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 시도를 중단하고 방송 독립과 언론 자유를 보장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숱한 논란 속에 이동관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했다. 현 정권 출범 이후 대부분의 주요 인사들이 시민사회와 야당은 물론 국민 대다수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되었던 바, 이젠 새삼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해 합의제를 기본 원리로 만들어진 기구로, 특히 그 위원장은 우리 헌법상 핵심적 기본권 중 하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에 적합한 사람이어야 한다. 이 중요한 자리에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 자유 탄압에 앞장섰던 자를 임명하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정부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실정과 반민주·반민중적 정책의 실태가 알려지는 것을 막고 다가오는 선거에 개입할 요량이 아니라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방송위원장에 대한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성·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인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과 통신에 대한 규제와 이용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정부조직법상 대통령 직속의 중앙행정기관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와 함께 출범했다. 한국방송공사(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물론 문화방송(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의 임명권과 지상파, 종합편성과 보도전문 방송사업자의 허가와 승인 등 강력한 권한을 가진 기관으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특히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통령 직속 위원회이기는 하나 관장 업무 대부분 국무총리의 감독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정권의 정치적 수단으로 종종 악용되어 왔다. 이명박의 최측근으로 “방통대군”이라 불리던 초대 위원장 최시중은 당시 KBS 정연주 사장 해임과 YTN 기자 해고 사태 등의 불법을 자행하면서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를 시도했다. 또한 MBC 사장으로 김재철이 임명돼 정권에 비판적인 구성원들을 방송에서 배제하고 이에 반대하는 파업 참가자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했으며 출연자에 대해 광범위한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의 만행이 벌어진 것도 그 시기이다. 그 때 대통령실 대변인, 홍보수석비서관, 그리고 언론특별보좌관으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총괄했던 것이 최시중의 대학과 회사(동아일보) 후배인 이동관 후보자이다.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비서관이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에 직접 관여한 정황은 이미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국가정보원은 홍보수석비서실의 지시로 소위 “MBC 장악문건”을 생산했으며 김재철 당시 MBC 사장 등이 이를 실행했다고 2017~18년 검찰 수사는 지적하고 있다. 추후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기관과 보수 언론을 대대적으로 동원했던 이명박 정권의 광범위한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 시도가 만천하에 드러났으나 언론 정책을 총괄했던 이동관은 단지 공소시효 만기라는 이유로 법의 심판을 피했다. 잘못이 없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지방검찰청의 청장은 윤석열 현 대통령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의 언론 탄압 만행을 모를 리 없다. 윤 대통령은 오히려 그래서 이동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인가?

 

이동관 후보자는 자녀의 학교폭력을 무마하기 위해 학교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나, 부인이 인사 청탁과 함께 거액의 현금을 받았다는 의혹 등도 받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이동관 후보자에게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은 당연할 것이나, 현 정권에서는 도덕적 흠결이야말로 오히려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이기에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심각한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를 통해 여론을 움직이려한 목적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었으며, 그 결과 설립된 박근혜 정부가 헌정질서 파괴와 국정농단으로 탄핵되는 역사적 불행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정말 공교롭게도 군을 통한 댓글 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또한 윤석열 정부에 다시 돌아와 있다. 총선을 채 일 년도 앞두고 있지 않는 지금, 십 여 년전 활약했던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 그리고 여론 조작의 낡은 “전문가”들이 돌아오는 것은 결코 용납되어선 안 된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한상혁 전 위원장을 해임하고 야당이 추천한 최민희 위원을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친정권적 인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사결정을 독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정권의 어용 조직으로 전락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첫 번째 조치가 KBS 수신료 분리징수다. 이동관 후보자는 지명의 변에서 “이제 우리나라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의 NHK 국제방송같이 국제적으로 신뢰받고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영국과 일본의 공영방송 수신료와 BBC와 NHK의 예산 규모를 안다면 수신료 분리징수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자명할 터, 이는 후보자가 공영방송의 의미와 역할에 얼마나 무지한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이동관 후보자가 방송 전문가로서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된 것이 아니며, 방송통신위원회의 권한과 공영방송 재정을 볼모로 방송 장악을 획책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명박 정권 후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보수 언론의 패널로 지내다 십여년이 지나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하더니 대통령 특보를 거쳐 이제 최시중의 뒤를 잇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최시중을 비롯, 이명박 정부 시기 방송장악을 시도했던 이들의 말로를 알고 있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 이명박이 사면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다. 지금 이동관이 할 일은 스스로의 과오를 반성하는 것이지 예전에 못 다한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를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즉각 사퇴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송통신위원회가 합의제를 구성 원칙으로 하는 이유를 숙고하고 국회는 물론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인사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다시 지명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온갖 법기술을 활용해 거부하고 있는 최민희 방송통신위원의 임명도 즉각 재가해야 한다. 아울러 방송통신위원회를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그만두고, 위원회가 설득과 타협의 원칙에 입각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방송통신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독립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임명이 강행된 현 정권의 인사들이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정부를 만들고 있다.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10.29 이태원 참사와 이번의 오송 터널 참사, 한반도 긴장 고조와 잇단 외교 실책, 주69시간 노동 논란과 파업 사태, 친일파 기록 삭제와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등은 모두 전문성은 없고 대통령의 입맛에만 맞는 함량 미달의 문제적 인사들이 국가의 권력과 자원을 비정상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집행한 결과에 다름 아니다.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윤석열 정부에 경고한다. 국민의 대다수와 언론인 절대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지명을 철회하고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 시도 일체를 즉각 멈추라. 현 정부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퇴행에 우리의 인내심도 바닥나고 있다. 

 

2023. 8. 3.

 

교수연구자학술단체 일동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지식공유 연구자의 집,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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