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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법 시행되면 고등교육 미래 없어 - 교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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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1-25 17:32 조회5,4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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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법 시행되면 고등교육 미래 없어

교수들이 교육부의 대학정책에 반대하는 이유

 

[교수신문]

2015년 11월 20일                                                            이상룡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정책위원장

 

시간강사법에 대한 반대가 여전하다는 점은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 전체 응답자의 73.5%가 반대했고, 찬성은 9.4%에 불과했다. '모르겠다’는 17.1%였다. 시간강사법의 당사자인 시간강사들은 무려 93.9%가 반대했다. 찬성은 3.6%에 불과하다. 전임교원의 경우에도 64.3%가 반대했고, 23.5%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찬성한 전임교원은 12.2%에 그쳤다.

 

소속 대학별로 보면 국·공립대에서는 80.6%가 반대하고, 사립대는 68.8%가 반대해 사립대 소속 교수들의 반대가 덜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르겠다’고 대답한 비율도 20.1%에 달했다. 시간강사가 많은 인문계열과 사회계열 그리고 예·체능계열에서는 각각 83.4%, 79.0%, 75.3%가 반대했다. 공학계열은 53.0%, 자연계열은 57.5%, 의·약계열은 30.4%가 반대했다.

 

이들 계열 교수들의 경우 반대 비율이 낮아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찬성 비율이 그만큼 높아진 것은 아니다. 공학계열의 28.9%, 자연계열의 32.8%가 '모르겠다’고 응답했고, 의·약계열은 무려 47.8%가 '모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대학본부의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들은 73.2%가 반대했고, 전직 보직교수들은 59.5%가 반대했다. '모르겠다’고 응답한 교수들도 26.4%였다.

 

소속대학, 대학 유형, 대학 위치, 법적 지위, 전공과 상관없이 반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상대적으로 반대 비율이 낮았던 경우들도 찬성 비율이 높았다기보다는 ‘모르겠다’는 비율이 높았을 뿐이다. 즉, 시간강사법을 반대하지 않은 교수들의 많은 경우가 시간강사법을 찬성했다기보다는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의 '모르겠다’는 '모른다’를 포함한다. 시간강사법이 적용됐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시간강사법에 무관심한 경우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즉 시간강사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시간강사법을 찬성한 경우는 극히 미약하다는 점을 이번 설문조사는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간강사법을 시행하게 되면 강사들도 전임교원이 되기 때문에 책임시수 9시간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리고 1년 이상 계약하기 때문에 4대 보험과 퇴직금, 방학 중 강의료 지급 등의 재정지출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강사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대학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를 철폐하고 정년이 보장된 법정 전임교원 확보율을 100% 충족시키지 않는 한, 겸·초빙교원을 교원확보율에 포함시키는 현 시행령이 없어지지 않는 한,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에 충분한 재정이 확보되지 않는 한, 시간강사 대량해고와 시간제 교원의 양산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강사법이 시행되면 대학원생의 미래도 사라지고 학문 재생산과 양질의 고등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시간강사법은 2012년과 2013년에 두 차례에 걸쳐 유예됐지만, 시행되기도 전에 대학은 이미 시간강사들을 해고하기 시작했으며,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시간강사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부터 시간강사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옮겨갔다. 그런데 이번 설문조사에서 소속 대학, 대학 위치, 직급, 전공 등을 불문하고 모두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제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시간강사법과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제도는 모두 교육부가 고안한 것이다. 대학의 편법을 조장하고 당사자들 대부분이 반대하는 악법과 제도를 교육부가 앞장서서 만들고 확대하고 있다. 2016년 1월 1일로 예정된 시간강사법 시행은 당장 중단돼야 하고, 그동안 확대돼온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제도는 정년보장 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로 올바르게 바뀌어야 한다.

이상룡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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