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만 32개, 교수지만 이렇게 삽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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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6-18 13:37 조회2,59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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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정현주 기자
[나의 꿈은 '노동자'입니다 ⑦] 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
코로나19로 지난 3월부터 온라인 수업을 해왔던 대학들이 오프라인 수업으로 전환하지 못한 채 한 학기를 마치고 있다. 다음 학기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5월 22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이하 한교조) 부위원장 김진균씨를 만났다.
"두 시간짜리 온라인 강의 영상을 만드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립니다. 제가 국문학 중에서도 고전 한문학을 가르치는데, 한자로 판서를 많이 해야 했거든요. 그걸 지금은 PPT로 만드는데 프로그램도 익숙하지 않고, 한자로 변환하기도 쉽지 않아요. 보통 때 강의와는 달리 스크립트를 하나하나 짜고 녹화하다 틀리면 또다시 하고..."
김씨는 카메라와 마이크가 온라인 수업 녹화에 적합하지 않아 다시 구매해야 했다. 개인 연구실이 없는 비정규 교수들은 스터디룸을 대여해 녹화하기도 한다. 대학 당국은 비정규 교수들을 위해 대학 내 녹화실을 개방했지만, 강사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현실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멀쩡한 방이나 장비가 없어서, 추가 노동에 대한 보상이 없어서 힘든 강사들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힘들게라도 대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하죠? 형제·자매가 컴퓨터 하나를 같이 쓰는 집에서 실시간 강의를 들으려면 아마 PC방 같은 데서 해결할 겁니다. 사회적 거리 두겠다고 원격강의를 한다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없는 거죠.
아르바이트하며 어렵게 고시원에서 지내는 학생들도, 그 고시원 방에서 실시간 화상강의로 교수한테 질문할 수 있을까요? 벽이 얇아서 옆방에 그대로 들리는 공간이라 불가능할 겁니다.
이런 사정을 안다면 온라인 수업이 성공적이라며 'K-원격강의'란 말로 성과를 떠벌려선 안 되지 않을까요? 이 사람들을 그냥 사각지대에 놓아둔 채 마치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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